블로그를 쓰다보면 여러 일을 겪지만 그 중 많은 분들이 '악플(=악성리플)'을 싫어하리라 생각합니다. 따뜻한 카리스마님도 인터넷 악플러 심리를 파헤치다!에서 악플에 대한 의견을 주셨는데, 굳이 따뜻한 카리스마님 말고도 많은 분들이 악플에 대해 불편한 마음을 가지고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이 악플은 블로그, 아니 인터넷에서 없어져야 하는 것일까요? 제는 블로그의 댓글, 어떻게 대처하시나요?에서도 이야기했습니다만, "니맘대로 놀아라!"하며 비로그인이던 누구던 마음껏 댓글을 달도록 하고 있습니다. 그게 소위 말하는 악플이라도 삭제하거나 하지 않습니다. 당장 제 블로그를 뒤져보아도 저를 보고 '친일파'라 부르며 인신 공격을 하는 등의 수 많은 악플이 있습니다만, 전혀 삭제하지 않습니다. 제가 삭제하는 건 스팸 정도입니다. 이거야 말로 쓰레기니까요. 그런데 왜 악플을 삭제하지 않고 멋대로 놔둘까요? "똥이 더러워서 피하지 무서워서 피하냐?" 그런 걸까요? 아닙니다. 저는 이 인터넷, 그리고 블로고스피어에서 악플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게 왠 뚱딴지 같은 소리인가 싶을텐데요.
블로그를 통해 세상에 여러 이슈를 제기하고 제 의견을 주장하다보면, 그 의견에 동조하는 분도 반대하는 분도 있습니다. 그리고 그에 대해 악플을 다는 분도 있죠. 저는 그 의견 하나하나가 소중하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제 글을 보고 칭찬하고 추천을 해주는 분들은 고맙습니다만, 저는 반대 의견. 특히 악플을 주시합니다.
악플은 제가 쓰는 글의 약점을 철저하게 노립니다. 근거가 빈약하거나 논리가 빈약한 구석을 철저하게 파고 들죠. 때로는 인신공격이나 논리의 비약을 화려하게 구사하면서요. 하지만 그 약점은 제가 만든 것이고 제가 글을 못 쓴 탓이기도 합니다. 물론 언제나 그런 것은 아닙니다만. 그런 악플을 볼 때마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아, 내가 좀 글을 더 잘 써야겠구나"
그렇습니다. 그게 좋은 반응이던 나쁜 반응이던 모니터링해서 제가 글을 쓰는 공력을 키우기 위해 활용하는 것입니다. 게다가, 악플의 좋은 영향은 그것 뿐이 아니랍니다. 악플을 본 제 글에 동조하고 공감하는 분들은 분노합니다. 그리고 악플을 대상으로 열띤 토론을 펼칩니다. 제 글을 보고 감상할 뿐 아니라 참여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블로그와 그 블로그를 구독하는 독자와의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많은 고민이 있습니다. 블로거와 구독자 사이의 소통은 그리 쉽지 않습니다. 댓글에 블로거가 함께 참여한다 해도 그 원 소재가 되는 글과는 거리가 있기 마련입니다. 그렇다고 저처럼 그 댓글에 다시 포스팅을 한다 해도 주인장과 손님의 관계가 바뀌진 않습니다. 이런 블로그 소통의 한계에서 독자가 직접 자신의 의견을 개진하고 토론을 펼친다는 것은 큰 효과가 있다고 생각힙니다. 그런 논의 속에서 저도 많은 것을 얻습니다. 다른 시각을 보기도 하고, 더 좋은 정보를 얻기도 하고. 그리고 제 의견을 함께 하는 동지를 얻어 힘을 낼 때도 많습니다. 토론이란 건 너와 내가 다르다는 것을 인식하고 그 의견 차이를 좁히거나 또는 어느 의견이 옳은가 판가름하는 것인데, 그때 함께 할 수 있는 동지를 얻는다는 것은 큰 도움이 됩니다. 그런데 이렇게 악플마저 수용하며 블로그의 힘으로 만들어 내는데는 높은 문턱이 있습니다.
"열받는다! 못참겠다!"
그렇습니다. 블로거의 감성이 견디지 못 하는 것입니다. 각종 인신공격과 비논리적인 비난에 마음의 상처를 입고 무너지기 마련입니다. 이 고비를 이겨내고 악플마저 이용하긴 어려운 일입니다. 그저 선택인 겁니다. "난 그 까이꺼~ 아무것도 아냐! 악플도 내 블로그의 구독자다!"인 것일까, "악플 따위는 없어져라! 사람이 해야 할 게 있고 해선 안될 게 있는 거다!"는 그 블로거의 선택이 아닐까 싶습니다.
조금 악랄한 방법입니다만, 저는 때로는 글을 쓸 때 일부러 허점을 남기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 수법은 소위 키워(=키보드 워리어)가 즐겨 쓰는 방법인데, 미리 반격할 준비를 해놓고 그 허점에 낚이도록 하는 것이죠. 그래서 악플러가 낚여서 퍼덕퍼덕 대면 '아하! 이건 몰랐지롱?' 하고 맞서는 겁니다. 이 수법을 키워계의 지존인 진중권 교수가 즐겨 쓰죠. 토론에서도 자주 씁니다. 다만 공력이 많이 필요합니다. 잘 낚을 수 있도록 좋은 떡밥을 던져야 하고, 낚인 다음에 낚시대를 잘 밀고 댕기면서 낚인 악플러를 요리할 수 있는 내공이 있어야 하니까요. 그리 추천할 만한 방법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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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진중권 교수는 키보드워리어의 최종진화형이라고 하더군요.
존경받는 키보드 워리어겠지요. 으흐흐흐
존경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흥. 라이벌을 왜 존경해요???
제 부족한 글을 언급해주시고 트랙백까지 주셔서 감사 드립니다.
저도 상당 부분 동감합니다.
이야기가 길어질 것 같아서 차후에 포스팅하고 트랙백으로 이야기 전할 수 있도록 해보겠습니다.
개방된 사고에 경의를 표합니다^^
트랙백으로 이어질 이야기를 기대하겠습니다^^
악플러와 치열한 전투를 벌이다 지쳐서 막상 포스팅을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일본 웹사이트에 일본어로 혐한블로그에 반론하는 블로그를 만들다보니 포스팅 하나에 꽤 긴 반박 댓글이 달리고 거기에 다시 반박하고, 또 반박 당하고... 맨날 글 쓰러 갔다가 댓글에 댓글만 달고 지쳐서 막상 글을 못쓰고 꽤 오랜 시간 동안 방치하고 있답니다. ㅎㅎ
악플러랑은 조금 다른가...요? ^^;
물론 다신의 글에 이의를 다는 정도는 이해가 되지만 인신공격을 하는 등의 악플은 글쎄요.. '뭐 니가 그것밖에 안되는 인간이니까'라면서 무시하려고는 하지만 인간이라 그게 잘 안되니까요.. ^^;
저도 오늘 하루 종일 (가만.. 이틀이구나) 긴 댓글 토론 덕분에 아주 지치네요. 어쨌건 글 잘 읽었습니다.
저도 악플러 급은 아니지만 준 급의 미치는 수준입니다. 너무 길게 쓰는데다, 망상을 섞어버려 사람들이 싫어하죠.
고처야지, 고처야지 하면서도 쉽게 고처지지 않았는데 이 글보고 한번 생각해봐야 겠습니다.
덕분에 함께 생각할 수 있어 좋은 시간이 되었습니다.
제 생각은 글 엮어 대신합니다.
좋은 주말 보내시고, 차분하게 새 계절을 맞이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