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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국을 걱정하고 경제를 고민하는 것이 왜?

정치이야기/집회,시위법 | 2008.10.29 15:01 | Posted by Namu(南無)

요즘 시국이 어수선합니다. 시국이 어수선한 정도가 아니라 공안 정치가 부활해 국가보안법과 집시법 등을 이용하여 시민을 억압하고 괴롭히고 있습니다.

요즘 경제가 어렵습니다. 정부는 방만하게 위기를 대처하다 위기의 위험을 더 크게 만들었습니다. 그러면서 각종 눈속임으로 시민들이 제대로 된 판단을 하지 못 하게 하고 있습니다. 부자들의 세금을 낮추면서 유가환급금으로 용돈을 준다던가, 주가가 폭락하는 가운데 국민연금 기금으로 방어한다던가. 특히 오늘은 보궐 선거가 있는 날인지 어제 오후부터 오늘 아침까지 아주 화끈하더군요. 800 선에 돌입하냐 마느냐 하던 KOSPI가 1000을 돌파하였으니까요.

이걸 보고 기뻐하는 사람들도 많겠지만, 이것은 아직 위기가 끝난 것이 아니고 앞으로 더 큰 위기가 다가오고 있다고 경고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뉴스 등에서도 언급된 미디어 다음 아고라 경제방의 미네르바님을 굳이 이야기하지 않아도요. 그런데, 이렇게 위험을 경고하고 낙관주의를 비판하는 사람들을 이렇게 말하는 이들이 있더군요.

“야! 안 그래도 힘든데 망하라는 거냐?”
“이봐! 넌 지금 다른 사람들 망하는 걸 즐기는 거냐?”

황당합니다. 근거 없는 낙관론을 피해서 위기를 대처하고 위험이 닥쳐왔을 때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고 경고하는 모습을 저렇게 보다니요. 물론 그 분들의 심정도 이해가 갑니다. 경제라는 것은 심리적 요건이 중요하다고. 심리적으로 낙관적이면 더 잘 되고 비관적이면 잘 안되고 그런 면이 있다는 것은 저도 압니다. 하지만 근거 없는 무조건적인 낙관론은 정말 위험한 때에 그 위험을 더 위험하게 할 뿐입니다. 지금과 같은 위기 상황에 대한 좋은 이야기가 있습니다.

이 사람은 제임스 스톡데일(James Stockdale)입니다. 그는  미국 해군의 장성이죠. 그리고 그의 이름을 딴 “스톡데일 패러독스(Stockdale’s Paradox)라는 이야기가 유명 합니다. 그는 베트남 전쟁 때 포로 수용소에서 8년 간 고문을 받으면서도 버티며 미군 포로를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게 한 미국 해군 역사상 최초의 3성 장군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때 긴 기간의 포로 수용소에서 살아남은 사람은 “낙관주의자"가 아니었다고 합니다. 보통 낙관적으로 희망을 갖는 이들이 어려운 시기를 버틸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낙관주의자는 오히려 수용소 생활을 버티지 못 하고 쓰러져 갔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 생활을 견뎌 낸 것은 “현실주의자"였다고 합니다. 그 이유는 간단합니다.

낙관주의자들은 다음 크리스마스에 나갈 수 있을 거라며 희망을 갖고 삽니다. 하지만 그러지 못 했습니다. 다음 봄에는 나갈 수 있을 거라며 기대에 부풀어 삽니다. 역시 그러지 못 했습니다. 부활절에는 나갈 수 있을 거라고 믿었지만 못 나갔습니다. 그렇게 기대와 희망에 부풀었다 좌절하고 그 과정을 통해 한 명 두 명 상심하며 죽어 갔습니다. 그에 비해 현실주의자들은 나가지 못 할 것이라는 것을 각오하면서 대비하여 살아남았던 것입니다. 어처구니 없죠? 하지만 그게 현실입니다. 낙관적으로 희망찬 삶을 가지는 건 자기 마음입니다. 하지만 그것은 근거를 갖고 현실을 대비할 때 의미가 있습니다. 지금 같은 위기에서는 현실감을 갖고 위기에 대비하는 현실주의자만 살 수 있습니다. 근거 없는 낙관주의는 스스로 자신의 목을 조일 뿐이죠.

혹자는 이렇게 말할지 모르겠습니다.

“지금 상황이 베트남 전쟁 때의 포로 수용소만큼 힘드냐.”
“비유가 적절하지 않은 거 아니냐.”

이런. 현실에 대한 상황 인식이 저와 무척 다르군요. 정부 권력은 공안 정치를 펼치며 시민들을 억압하고, 재벌은 활개치며 자신들의 배를 불리고, 경제는 각종 위기가 다가온 이 상황을 수용소에 비유함이 얼마나 큰 오류인지 궁금할 따름입니다.

저는 저주를 퍼붓는 게 아닙니다. 위기를 경고하고 위험에 대비하는 현실주의자가 되자는 겁니다. 그래야만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내년이 되면 나아지겠지" “이제 바닥이겠지" 이런 근거 없는 낙관주의가 얼마나 위험한지, 그걸 바라보자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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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Favicon of http://teese.egloos.com teese 2008.10.30 04:5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희망의 대부분은 부질없는 희망이죠. 현상황의 도피로 쓰이는 일이 많기떄문이지만...

  3. Favicon of http://rickblood.egloos.com 炎帝 2008.10.30 11:4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죽음의 수용소라는, 유태인 출신의 심리학자분이 자신의 경험담을 적은 책에 비슷한 얘기가 나옵니다.

    그때 간수(당시 유태인 중에도 간수를 뽑았고, 그 간수들중엔 나치의 눈밖에 나면 가스실로 직행되기에 더욱 필사적이 되는 자들도 있었다 합니다.)중에
    저자와 대화를 종종 하던 간수가 있었다 합니다.

    그 간수가 자신의 꿈에 천사가 나타났는데,
    원하는 것 하나를 가르쳐 주겠다 했다 합니다.
    (천사인지 신인지 좀 부정확합니다.)

    그는 주저없이 이 전쟁이 언제 끝나냐고 했다 합니다.
    그러자 그 천사가 x월 xx일이라 했다 하는군요.
    (기억이 확실하지 않습니다.)

    그러면서 밝게 웃었던 그가 날이 갈수록 전쟁이 금방 끝날 가능성이 희박해지자 점점 쇠약해졌고
    천사가 말한 날을 몇주 앞두고 장티프스에 시달리다가 당일날 죽었다고 합니다.
    (당일날인지 당일날 하루 전인지 확실하지 않군요. 그 책을 본지 오래되어서...)


    예전에 어느 책에서 읽은 글이 하나 더 떠오르는군요.
    재앙 밖에 없던 판도라의 상자의 마지막에 희망이 있는 이유는
    근거 없는 희망이야말로 최악의 재앙이기 때문이다 라고.....

  4. Favicon of http://rickblood.egloos.com 炎帝 2008.11.14 10:2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번 종부세 위헌 판결에 대해 글을 썼는데,
    거기에 이런 답글이 달렸습니다.

    ==================================================
    2000년 대선에서 고어는 부시의 감세안이 상위 1퍼센트에게만 혜택을 준다는 사실을 되풀이해 강조했습니다.
    그는 나머지 99퍼센트의 사람들이 자기 이익을 따라 민주당을 지지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가난한 보수주의자들은 여전히 그에게 등을 돌렸습니다.
    왜냐면 보수주의자로 잘 훈육된 그들은 부자들이 많은 돈을 소유할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결국 하위 99퍼센트의 보수주의자들은 자기 이익에 반하면서까지 자신의 보수주의적 가치관에 따라 투표한 것입니다.
    [인구의 35퍼센트는 자기가 상위 1퍼센트에 속하거나 장차 속하게 되리라고 믿으며, 따라서 그들은 미래에 희망하는 자기 이익에 근거하여 행동한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

    정말 근거없는 희망은 답이 없군요.
    우리나라는 언제쯤 정신이 들려나요. 미국은 8년 걸렸는데
    우리나라는 80년 걸려도 저거 못고칠것 같지 말입니다.

  5. Favicon of http://studioxga.egloos.com 南無 2008.12.02 05:1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예상되던 일이었음. 아침 뉴스에 넣기 위해서라 봄.

  6. Favicon of http://studioxga.egloos.com 南無 2008.12.02 05:1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제 정보/언론 통제도 시작됐습니다.

  7. Favicon of http://studioxga.egloos.com 南無 2008.12.02 05:1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언제 이루어져도 좋을 거 없습니다. 2010년이면 달라질까요?

    네버.

  8. Favicon of http://studioxga.egloos.com 南無 2008.12.02 05:1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 정도로 한숨쉬면 다음엔 더 힘들 겁니다.

  9. Favicon of http://studioxga.egloos.com 南無 2008.12.02 05:1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는 그런 이야기를 들은 기억은 없군요.
    하지만 원전으로 보면 스톡데일 패러독스가 먼저 같습니다.

  10. Favicon of http://studioxga.egloos.com 南無 2008.12.02 05:1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전 걍 제 맘대로 하렵니다.

  11. Favicon of http://studioxga.egloos.com 南無 2008.12.02 05:1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다른 신념이라 봅니다.
    생각을 하지 않는 거는 아니겠지요.

  12. Favicon of http://studioxga.egloos.com 南無 2008.12.02 05:1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관주의와 현실주의의 구분은 중요하다 봅니다.
    영화에서도 스톡데일 패러독스는 자주 나오는 주제입니다.
    아이러니하게 2차 대전 영화에서도 등장합니다.

  13. Favicon of http://plluto.egloos.com 플루토 2008.12.02 05:1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 말씀을 보니 'MB가 다 해주실거야'라던 아줌마가 생각나는군요.... 그게 바로 근거없는 낙관론이겠죠?

  14. Favicon of http://studioxga.egloos.com 南無 2008.12.02 05:1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다시 한번 말하지만 '근거없는' 낙관주의에 대한 비판입니다.

  15. Favicon of http://hica41.egloos.com 깊은숲 2008.12.02 05:1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a;; 네. 압니다...
    결국 제 말의 요지는...
    근거없는 낙관 주의는 만용이니
    냉정하게 현실을 판단하자는 이야기지요.

  16. Favicon of http://studioxga.egloos.com 南無 2008.12.02 05:1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냉철해져야 하는데 포기 분위기로 가서 찝찝합니다.

  17. Favicon of http://studioxga.egloos.com 南無 2008.12.02 05:1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8조원은 8월 기준이므로 10월까지 해서 얼마인진 아직 집계 안됐습니다.
    어처구니 없지만 그 손실액도 단기 손실이므로 장기적으로 오를지 내릴지 모릅니다.

  18. Favicon of http://studioxga.egloos.com 南無 2008.12.02 05:1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뛰어 드는 건 자기 마음입니다.
    그 손에 들리는 게 무엇일진 전 잘 모르겠습니다.

  19. Favicon of http://studioxga.egloos.com 南無 2008.12.02 05:1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위기에 대한 대비. 리스크에 대한 대비. 최악의 상황의 회피.
    이게 필요하다고 저는 배웠습니다만, 모를 경우 시간이 지나도 모를 겁니다.

  20. Favicon of http://studioxga.egloos.com 南無 2008.12.02 05:1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개인적인 희망은 자기 마음입니다만, 사회에 대한 희망은 다른 이야기라 봅니다.

  21. Favicon of http://studioxga.egloos.com 南無 2008.12.02 05:1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판도라의 상자' 이야기를 보는 순간 등줄기로 한기가 흐르는군요.